육아 강박증,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Q: 안녕하세요. 16개월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전 여러 번의 시험관으로 힘들게 임신을 하고 어렵게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모든 부모가 자기 자식이 귀하겠지만 저는 특히 정도가 심하여 육아를 할 때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도록 완벽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상에 꼭 해야되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네요. 혹시 제가 무엇을 놓쳤을까 노심초사하는 경우가 많고 모르는 정보나 조언을 들으면 “내가 부족한 엄마구나” 싶어서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입니다. 남편은 저보고 육아 강박증이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도 강박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육아 강박증,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A: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를 지내시고 계신 어머니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혹시 내가 무언가 잘못하지는 않았는지, 자기 점검과 모니터를 하면서 노심초사하고 계시는 것으로 보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육아가 버거운 상황이 되지는 않았는지 어머니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아야 할 시기가 왔군요. 왜냐하면 아이를 위해서 했던 행동들이 내 아이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잠시 멈추어서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 아이를 최상의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에 아무리 값비싼 비용이 들어도 옷과 장난감, 교구 등을 구입한다거나 어머니가 지쳐도 주변 사람들의 정보에 따라 아이한테 맞추어 주면서 심리적으로 과부하 된 상황이 오는데 이러한 모습이 바로 대표적인 육아 강박증의 증상입니다. 그러면 육아 강박증, 왜 생기는 걸까요? 부모님께서 억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고, 평소에 지나치게 자신의 욕구를 참는데 익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변에서는 모범적이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여 스스로도 내면의 원초적인 욕구와 감정을 바라보기보다는 부인하거나 누르고 있을 수 있기에 불안하고 완벽하지 않아 항상 부족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육아 강박증,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 생각을 멈추고 “현재”에 집중합니다.
불안한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더 큰 불안을 가져옵니다. 혹시 내가 아이에게 부족하여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의 근원은 “불안, 조바심, 초조함, 후회, 아쉬움”과 같은 감정이지요. 부모님께서 쉬이 긴장하고 초조하면 자녀도 그대로 감정을 답습하여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잘하는 것보다 “현재”에 집중하면서 내 아이의 감정과 어머니의 감정을 들여다보시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미래에 다가올 일만을 예상하고 준비하다가 사랑스러운 아이와의 현재가 희생되는 것이니까요. 또한,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인 과거에 얽매이게 되면 현재가 또 과거가 되어 후회가 남을 수 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갈 때 “그만”이라고 의식적으로 외치고 “현재” 내 아이와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해 주세요.
■ 자녀와 즐거운 시간 많이 갖기
겉으로 보이는 장난감, 옷, 교구보다 더 중요하게 채워주어야 할 것은 충만한 내 아이의 정서성입니다. 12-17개월의 아이는 걸음마가 시작되면서 자아가 생기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지는 시기입니다. 육아 강박증으로 어머니가 해 주어야 할 것에 급급하다가 내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놓치게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내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과의 긴밀한 정서적 유대감을 맺음으로서 세상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습으로 인한 일방적인 개입보다는 즐거운 놀이시간을 충분히 가져 주셔야 합니다.
■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일관성을 가져 주세요.
상담 현장에서 아이와 애착을 단단히 하는 과정에 초점으로 두라고 말씀드리니, 위험한 상황에서도 훈육을 하지 않고 자녀에게 초점을 맞추며 다 허용해주시다가 결국은 터져서 죄책감을 느끼시면서 육아 강박 증상이 더 심해지는 부모님을 많이 만났습니다. 애착이란 친밀감과 함께 예상할 수 있는 안전망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잘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안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함과 일관성을 가짐으로서 어머니께서도 자녀에게 한계를 설정하여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나 편하자고 아이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잖아요”라고 하시는데, 무엇보다 부모님 컨디션을 스스로 인식하여 일관성을 가지는 것이 자녀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대입니다.
육아 강박증을 [예민하다 까칠하다]라고 치부하면서 부모님의 의지만으로 여기기보다는 배우자와 함께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따뜻한 분위기 형성을 해야 합니다. 부모로서의 죄책감을 심어주는 행동을 최소화하고 정서적인 대화를 자주 함으로서 육아의 “자기 확신과 유능감”을 늘리는 과정이 육아 강박증 소거에 중요합니다. 스스로 생각과 태도, 감정을 바꿈으로서 육아 강박증이 호전될 수 있지만, 강박증 양상이 뚜렷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전문 상담센터나 병원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을 권유합니다.
Adviser_허그맘허그인 심리상담센터 김미희 심리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