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조부모님의 육아, 자꾸만 갈등이 생긴다면

Q. 안녕하세요. 22개월 아이 키우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아이는 근처 사시는 조부모님께서 맡아서 케어해주고 계시는데요. 아이가 커가면서 저희 부부랑 의견이 맞지 않아 고민입니다. 힘든 육아를 다 해주고 계셔서 감사하기는 한데 양육관부터 시작해서 아이 습관형성과 관련된 것들까지 의견이 달라 곤란하네요. 지금까지는 일단 제가 어머님 의견을 따르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계속 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직장생활과 엄마, 아빠로서의 역할을 병행하시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네요. 아이를 맡기다보면 어르신들과 부부 사이에 양육방식이 맞지 않기도 하고 부부사이에서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죠. 동영상은 보여줘야 하는지, 식사 습관은 어떻게 잡을지, 앞으로 훈육 방식은 어떻게 할지 등 서로 생각이 참 다릅니다. 참다가 나중에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구요. 이럴 때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첫째, ‘내 아이의 부모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계셔야 해요. 보통 아이를 맡겨 키우다 보면 생각보다 자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양육 효능감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냥 맡기는 것에 익숙해지면 편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도 부모로서 확신이 생기지 않아요. 무언가 문제점이 어렴풋이 느껴지더라도 넘어가다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구요. 무조건 아이 관련된 일은 나의 책임이라는 생각으로 아무리 바빠도 자녀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계셔야합니다.
 
둘째, 정기적으로 한 주에 한 번 모여 30분 정도 집중해서 육아 관련 대화 시간을 진행해주세요. 다뤄야할 주제는 고민되는 특정 내용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한 주 동안 있었던 일 중 수정이 필요하거나 합의점을 찾아야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동영상 시청시간을 어떻게 할지가 될 수도 있고, 간식을 어떤 종류로 할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소해보이지만 그런 부분 하나하나가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류해보세요. 자주 갈등이 생기는 부분은 이처럼 반드시 합의하에 정확한 틀을 정하여 지켜주셔야 해요.
 
셋째, 충분히 상의를 하신 후에 정해진 원칙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으세요. 수시로 확인하시면서 그 원칙대로 아이 양육을 시도해보는 것이지요. 이야기만 하고 지켜지지 않으면 서로에게 신뢰를 잃을 뿐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아이도 혼란스럽지 않고 우리 가정 내의 규칙은 이렇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한 주간 지내보신 후 다음 가족 대화 시간에 실천 과정을 되돌아보시면 좋아요.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실천이 어려웠던 부분,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교류해주세요. 무엇보다 고생하신 조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말아주세요. 저는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싶어요. 지켜졌나 안 지켜졌나를 보는 것보다 서로 한 주간 고생한 시간을 알아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 키우는 것은 힘을 합쳐도 어렵습니다.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주신다면 웃으면서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