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연애가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이에요. 연애를 안 하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연애를 하면 제 모든 것을 갈아 넣는다고 할까요. 처음에는 저의 이러한 전폭적인 애정에 만족해하던 연인도 시간이 지나면서 ‘집착’이 심하다며 오히려 저를 밀어내요. 사실, 비슷한 연애가 반복될수록 저 자신을 갉아먹는 것 같기도 해요. 항상 반복되는 제 연애 패턴, 어떻게 해야 바뀔 수 있을까요?

 

사랑, 정말 중요하죠. 인간 생명의 잉태와 성장은 사랑을 기반으로 하니까요. 생물학적 특성상 태어나서 스스로 독립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는 인간은 부모의 사랑에 의존해 안전한 성장을 이루게 되죠. 다시 말해, 사랑할 수 있는 힘은 곧 생존력과 같다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중요한 사랑이 힘들기만 한 당신, 우리 함께 그 원인을 분석해 볼까요?

 

A1. 집착, 손상된 애착.

 

애착이란 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관계를 의미하는데요. 사랑은 바로 이 애착을 기초로 하죠. 많은 심리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생애 초기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그 사람의 전생애의 대인관계의 밑틀이 되어주는데요. 어린 시절 안정애착을 경험하지 못한 성인일수록 이성 관계에서 어려움을 보인다고 해요. 특히 저항애착(resistant Attachment)의 경우, 애착 대상에게 접촉을 시도하지만 접촉만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더욱 집착하거나 심지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하죠. 이처럼 연인에게 하는 집착은 손상된 애착 경험이 되풀이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A2. 집착, 사랑이 아닌 불안.

 

집착은 ‘사랑’이 아닌 ‘불안’에서 야기됩니다. 집착은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과 쉽게 버려질 수 있는 하찮은 내 존재에 대한 좌절이 만들어내는, 자신의 사랑받을 존재임을 확인하려는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나와 연인을 동일시하며, 연인의 사랑으로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채우려고 합니다. 나의 고유한 가치를 존중하지 못하고 불안해하며 연인의 평가에 따라 롤러코스터 같은 불안정한 존재감에 자신을 태웁니다.

 

A3. 집착, 대상에 대한 비합리적 소유.

 

집착은 대상에 대한 비합리적인 신념에서 야기됩니다. 강한 감정 밑에는 그러한 감정을 촉발하는 ‘생각, 혹은 신념’이 존재합니다. 대체로 집착하는 사람일수록 연인을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하고, ‘사랑’에 대한 관념도 매우 경직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면 매일 만나야 해.’, ‘사랑하는 사이라면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해야 해.’ 등 연인이 나와 다른 타인이고, 나와 다른 생각과 생활양식, 관계기술을 가진 고유한 존재라는 점을 간과하게 됩니다. 그가 가진 다양한 색깔을 보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연인으로서의 한 색깔로 존재하기를 강요합니다.

 

A4. 집착, 연인을 위한 사랑의 기술.

집착하는 연인들의 숨은 심리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지금부터는 집착하는 연인들을 위한 사랑의 기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 솔직한 느낌과 감정을 나누기

비록 내가 어린시절 불안정애착 관계를 형성하였다 해도, 좋은 연인과의 건강한 애착관계를 통해 건강한 애착도식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의 불안과 두려움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정말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고, 그 불안이 어떤 감정과 행동으로 표출되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죠. 그리고 나의 행동에 대한 연인의 느낌과 감정에 대해서도 함께 나누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랑과 집착의 경계 설정하기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이해했다면 다음에는 사랑과 집착의 구체적인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들의 신념을 확인하고, 허용해줄 수 있는 관계의 선이 어디까지인지를 서로 공유하면서 두 연인만의 ‘아름다운 거리(距離)’를 찾는 거죠. 사랑이란 함께 이어져 있으면서 따로 서 있는 것과 같아요. 연인의 고유한 사적 영역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꼭 필요한 부분이죠.

 

* 연인에 대한 충분한 애정 표현

만약 나의 연인이 집착이 심하다면, 사랑하는 사람의 불안을 다독여줄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해요. 연인에 대한 나의 애정을 충분하게 표현해 안심시켜주면 어떨까요? 불안한 연인의 마음속에 사람에 대한 신뢰와 건강한 사랑의 씨앗이 다시 심어지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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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사적인 관계에 초대하기

가끔은 나의 사적인 모임에 불안한 연인을 초대해 보는 것도 추천해요. 보지 못한 채 상상 속에서 부풀려진 불안이 더 크기 때문에, 초대를 통해 나와 지인들과의 관계를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 더불어, 중요한 사적 모임에 자신을 초대해준 연인의 마음에 더욱 큰 신뢰가 쌓여가겠죠?

 

사랑은 사람을 새롭게 성장시키는 기회입니다. 단단한 자아에 갇혀 있던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을 껴안고자 빈틈을 열고 다름과 차이를 수용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단계 변화하고 성장하게 되는 겁니다. 사랑할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마세요!! 함께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