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금방 싫증내고 그만둬요
Q. 아이가 무엇을 하든 너무 쉽게 싫증을 내고 그만 둬서 걱정입니다. 친한 친구가 피아노 배운다고 하면 자기도 배우겠다고 졸라서 등록을 하면 몇 번 가다 말고, 또 누가 발레한다고 하면 발레학원에, 태권도한다고 하면 태권도학원에 보내달라 해 놓고는 금세 그만 두고 맙니다. 이렇게 쉽게 시작하고 쉽게 포기하는 아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이 시기 아이들은 왕성한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지루함을 견디고, 당장의 즐거움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만족 지연 능력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지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들이 새롭게 시작한 것들에 반짝 흥미를 보였다가 반복해서 연습하고 학습해야 하는 순간에는 그만 흥미를 잃게 됩니다.
또 아이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기대에 찬 눈빛이 강렬하진 않은가요?
아이들은 부모님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표정과 눈빛을 참 잘 알아챕니다. 부모님이 기대에 찬 눈으로 “너는 어때? 피아노 하고 싶니?” “너도 OO처럼 태권도 배워 볼래?” 하면 아이는 별로 관심이 없었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지 아닌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응~ 나도 나도.” 하면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마치 자기도 하고 싶었다는 듯, 부모의 기대와 바람을 자신이 바라는 것인 양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기가 진심으로 원했던 것이나, 흥미가 생겼던 것이 아니라면 꾸준히 반복해서 해야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될 때 포기하거나, 인제 다른 것을 하고 싶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지나친 칭찬에 길들여지진 않았나요?
아이가 처음에는 새로운 과목에 호기심을 갖고 해보다가 어떤 동작이나 배움의 단계가 뜻대로 잘 되지 않거나, 기억하기가 어려워 자꾸 실수하게 될 때 주변의 눈치를 살피면서 의기소침해지다가 배움을 그만두겠다고 한다면, 아이가 칭찬에 길들여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소에 아이가 조부모님께나 친척들, 주변 사람들에게 “얘는 어쩜 아이가 이렇게 말을 잘해~”, “쪼그만 게 박사님 같다~ 엄청 똑똑하네.”와 같이 결과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새로운 과제나 도전을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칭찬을 듣고 싶고, 주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 칭찬을 듣기 위해 발버둥치게 되는데, 새로운 도전이나 과제에서는 시행착오가 반드시 따르기 때문에 자신이 익숙하고 자신있는 것에만 도전을 하려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학습이 주변으로부터 쉽게 칭찬이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흥미를 잃고 그만두고 싶어 할 수 있어요.
자발적인 학습동기가 충분한지 살펴요
아이가 자발적인 동기가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가정마다 자녀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부모님의 관심과 개입이 이전보다 더 많고, 부모님 사이에서 나이대 별로 어떤 교육이 좋은지에 대한 정보도 넘쳐납니다.
그러다보니 아이가 뭔가에 호기심을 갖고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기도 전에 부모님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제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설령 그것을 곧잘 하더라도 내가 왜 이것을 해야하는지, 이것이 나에게 어떤 유익이나 즐거움을 주는지를 미처 생각하기 전에 자신이 해야하는 과업으로 인식하기 쉽습니다.
아이를 잘 살펴보세요
아이에게 이것저것 시키기 전에 먼저 아이를 잘 살펴야 합니다.
우리 아이의 기질은 어떤가요? 무언가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자극이 자꾸자꾸 주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가요? 조금 천천히 원리를 살피고, 인지적인 책략을 사용하는 정적인 활동을 좋아하는 아이인가요? 또 새롭고 낯선 것에 호기심을 갖나요? 아니면 기억하고, 추론하고, 차근차근 규칙에 맞춰 하는 것을 좋아하나요?
아이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기질과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특성이 다르기에, 이러한 특성을 잘 관찰한 후 아이에게 보다 적합한 것을 찾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 과정을 격려해 주세요
아이가 한 어떤 것의 결과에 대해 칭찬하기보다 아이가 기울인 노력에 초점을 맞추어 격려해 주세요. 예를 들어 피아노를 배우는 아이가 학원에서 <나비야>라는 곡을 배워서 가족들 앞에서 연주를 했습니다. “와~ 엄청 잘 치네~ 최고다 최고!”라고 하면 아이는 지금 완벽하게 연습한 <나비야>라는 곡만 계속 들려주려 할지 모릅니다. 왜냐면 이 곡은 완벽하게 엄청 잘 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나비야>를 어제 10번도 넘게 치더니 이제 잘 기억해서 치는구나.”라고 한다면 내일은 <학교 종이 땡땡땡>을 10번 연습하게 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이 아이는 여러 번 연습하면 는다는 경험을 스스로 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노력을 부모님께서 격려하시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힘든 순간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은 자신이 너끈히 해낼 수 있는 것은 비교적 쉽게 익힙니다. 그렇지만 쉽게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서 조금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거나, 끈기 있게 반복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흥미를 잃고 재미가 없다고 여기게 되지요. 아직까지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이 크고, 성취를 위해 자신의 만족을 지연하는 능력은 아직 발달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잘하던 것을 어렵다며 그만두려고 할 때는 곧바로 아이의 요청대로 끊기보다는 아이가 힘든 순간을 넘길 수 있도록 부모님께서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세요. 또 진도를 약간 늦추거나, 해야 하는 양을 조금 줄이는 등 아이와 이렇게 저렇게 조정해가면서 함께 힘든 순간을 넘어가보는 경험을 해 보세요. 이렇게 어려운 순간을 넘겨본 경험은 아이가 다음에 힘든 순간을 만났을 때 스스로를 믿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밀고 나가는 힘이 될 수 있어요. 이것이 자기 확신감의 기초가 될 수 있답니다.
Adviser_허그맘허그인 심리상담센터 유미나 심리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