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가 너무 심한 우리 아이
Q. 아이가 동생을 본 뒤로 질투가 너무 심해져서 걱정이에요. 동생과 사사건건 비교하면서 조금이라도 자기가 밑지는 것 같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요. 얼마 전에는 유치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가 다른 친구랑 더 친하게 논다고 엄청 화를 냈다고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더라고요. 질투가 심한 우리 아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질투란 애정, 분노, 공포가 혼합되어 나타나는 정서로서 애정을 잃거나 잃을까봐 염려하는 경우에 나타나게 됩니다. 대개 18개월 경 나타나기 시작해서 2~3세 경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아이가 성장하여 관심 넓어지고 상황에 대한 조망 능력과 판단 능력이 성숙해지며 감소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상황에 따라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질투가 언제 발현이 되는지, 질투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 주면 좋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질투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
▶동생이 태어났어요!
동생이 태어난 아이는 지금까지 온전히 자기만 보고, 자신에게만 집중했던 부모님의 눈과 귀와 온 신경이 동생이라는 다른 존재에게로 향하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게 될 때 극심한 혼란과 분노감, 두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런 정서적 불편감을 자신이 상실한 애정을 흭득한 대상에게 부정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나보다 다른 친구를 더 좋아해요
모든 사람은 누군가로부터 절대적인 애정과 지지를 받고 싶어합니다. 그럴 때 자신이 좀 더 가치롭게 여겨지기 때문이지요.
독점욕이나 소유욕이 강한 아이는 부모님뿐만 아니라 유치원 선생님이 자신보다 다른 친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을 때, 또 자신이 의지하고 좋아하는 친구가 자기보다 다른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낸다고 느낄 때도 질투심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6~7세 아이는 자기중심성이 강하기 때문에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나보다 내 친구, 내가 좋아하는 그 친구가 나보다 다른 친구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습니다.
▶나보다 쟤가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 “너는 왜 언니보다 줄넘기를 그렇게 못하니.”라거나 “동생처럼 부르면 재깍재깍 좀 오렴.”과 같이 비교를 자주 경험하는 아이는 경쟁 모드에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됩니다. 더 잘 한다는 것이 곧 부모님 혹은 선생님이나 조부모님의 인정과 존중, 사랑을 받는 것이기에 언니가, 오빠가, 동생이, 혹은 친구가 나보다 더 잘한다는 것은 곧 자신보다 더 사랑받는다는 뜻이 되겠죠? 나보다 잘하는 대상에 대해 질투심을 갖는 것은 이런 환경에서는 너무 당연한 결과입니다.
질투하는 마음, 이렇게 다루어 주세요
질투는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아이의 욕망에서 비롯합니다. 이런 독점욕은 매우 강력한 인간 본연의 욕망이라 완벽히 없앤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일지 모릅니다. 다만 이 강렬한 불꽃같은 마음을 안전하고 따뜻한 불씨로 만드느냐, 모든 것을 활활 타게 만드는 화마로 만드느냐는 아이의 이 마음을 안아주시는 부모님의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편애를 버려 시기심이 일지 않게 해 주세요
부모님, 선생님 등 권위자의 애정어린 눈빛과 칭찬을 듬뿍 받는 아이는 대체로 시기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마다 성격과 기질이 다르고, 어른도 고유한 성격적 특성이 있기에 어떤 아이가 더 편하고 좋을 수 있습니다. 또 부모님께서 중요하게 여기는 어떤 것을 잘하는 아이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이런 마음은 눈빛이나 표정 등 비언어적인 신호로 아이들에게 전달이 되고, 상대적으로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는 애정을 갈구하게 되고 사랑받는 아이에게 질투라는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을 돌아보아 상대적으로 더 긍정적인 표현을 하는 자녀가 있다면 그 이유를 숙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체로 그것에는 부모님 혹은 권위자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나 욕구와 연관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너의 고유함’을 존중하고 격려해 주세요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아이들 사이의 다툼을 막기 위해 뭐든 공평하게 하려고 매우 애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7살인 아이와 3살인 아이가 딸기를 똑같이 2개 먹는 것이 공평일까요? 활동량이 많고 소화능력이 더 좋은 7살 아이가 좀 더 먹는 것이 오히려 공평한 일입니다. 물론 먹성이 좋은 3세와 먹는 것에 관심이 없는 7세라면 그러한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중요한 것은 각자의 다름과 각자의 특성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어떤 아이는 노래를 잘하고, 어떤 아이는 책 읽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아이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어떤 아이는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것은 각각의 고유한 특성이지 어떤 특성이 더 좋고 나쁜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이런 특성에 번호를 매기고 열을 세우기 시작한다면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의 경쟁자가 되고, 나보다 더 나은 아이에게 질투를 느끼게 됩니다.
▶부러운 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함께 나눠 주세요
초등생인 오빠는 용돈을 받습니다. 그 용돈을 아껴서 자기가 사고 싶은 것을 문구점에서 살 수도 있지요. 이것을 부러워하는 7살 여동생에게는 “아유, 너도 얼른 초등학교 가서 용돈 받고 싶구나. 정말 그렇겠다. 엄마도 너가 얼른 한 살 더 먹어서 용돈 받는 날이 오면 좋겠네~” 와 같이 아이의 마음을 애써 외면하거나, 무마시키기보다 그대로 인정하고 아쉬움, 안타까움을 함께 나눠 주세요. 아이는 아쉽지만 그 마음을 다독이며 ‘나도 내년에는 용돈을 받을 수 있을 거야. 그럼 나는 모아서 **을 사야지.’ 하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나 자신의 계획을 세우며 만족을 지연시키는 힘을 기르게 될 것입니다.
▶한 쪽에게 부모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하지 마세요
스키를 타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고.. 올해는 동생이 돌잔치를 준비해야 해서 스키 강습은 어렵겠다. 내년에 생각해 보자.”라고 한다면 형은 동생 때문에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못 배운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원망스런 마음, 질투의 마음이 들 수 있겠지요. 잘 생각해보면 스키를 배우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일 수도 있고, 동생의 돌잔치뿐만 아니라 가정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고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부모의 뜻을 수용하는 아이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 정서적 충족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습니다.
질투라는 뜨거운 감정은 때로는 공격적인 행동, 무모한 도전, 회피적인 태도, 괜한 억울함 등의 부정적 행동이나 태도를 형성할 수도 있지만, 잘 승화되면 발전을 위한 동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이 바탕이 된 진심어린 태도로 아이가 질투라는 감정을 잘 다루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Adviser_허그맘허그인 심리상담센터 유미나 심리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