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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두 가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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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두 가지 역할


늘 최선을 다하는데 나는 좋은 부모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반면에 나는 아이와 사이가 좋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둘의 차이는 부모와 자녀가 얼마나 소통이 잘 되느냐에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소통이 이렇게 중요하지만 정작 무엇을 소통해야 할지 몰라 왜 나는 아이와 항상 이렇게 다투고 화내고 만 반복하고 있는지 답답해하시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 간의 소통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와 의견의 교환입니다. 공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에서는 사적인 감정보다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하나는 사적인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감정의 교환입니다. 사적관계에서는 정보의 전달과 의견 교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감정을 서로 주고받아야 깊은 친밀감으로 이어집니다. 

아이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부모님들은 아이와 정서적인 교감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부모가 아이와 하는 대화의 내용이 주로 정보의 파악이나 지시, 훈계, 명령, 판단, 비난, 위협 등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그 감정을 수용 받고 싶어 합니다. 부모님들도 아이와 감정을 교류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부모-자녀 혹은 부부간의 대화에서 종종 상대방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마음이 듭니다. 왜일까요? 아이는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관적인 감정을 마치 객관적인 사실인 것처럼 얘기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빨간 보자기를 목에 메고 골목을 뛰어다니며 나는 슈퍼맨이라고 외치고 다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실제의 나는 슈퍼맨의 능력이 없지만, 상상 속의 나는 빨간 보자기 하나에 슈퍼맨으로 변신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지요. 이처럼 아이들이나 청소년의 경우 이들의 머릿속에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 가능성의 세계, 환상의 세계가 있습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상상의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부모에게 말할 때, 소통을 잘하는 부모는 적절히 그 상상의 세계를 수용해 줍니다. 예를 들어서 “어이 슈퍼맨, 지구를 구하느라 바쁘겠지만 밥은 먹고 구해야지. 밥 먹고 해라”라는 식으로 말해줍니다. 아이의 상상과 현실을 적절히 수용해 주는 것이지요. 

반면 아이와 소통이 어려운 부모는 “네가 무슨 슈퍼맨이냐, 빨간 보자기만 목에 메면 슈퍼맨이냐. 까불지 말고 얼른 와서 밥 먹어” 하는 식으로 아이의 상상 세계를 부정해버리고, 부모가 생각하는 현실만 말하게 되지요. 이런 식의 대화가 계속되면 아이는 자신의 주관적 세계를 부정하는 부모와의 대화를 피합니다. 청소년이 되면 아이가 친구들과는 이런 상상의 세계를 공유하고, 마음껏 이야기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의사가 될 거야” 하면 친구는 “그래 나는 가수가 될 거야”하는 식으로 어떤 얘기든 수용해 줍니다. 하지만 부모는 “의사가 된다는 녀석이 공부는 안 하고 맨날 놀러만 다니면서 무슨 의사야. 의사가 되려면 이 정도 공부를 해야 해”하는 식으로 현실의 정보를 들이대며 아이의 주관적 세계와 감정을 무시해 버립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자녀와의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요? 부모는 먼저 자녀가 하는 말이 현실적인 정보 교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상상적 세계를 주관적으로 표현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자녀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먼저 자녀의 이야기를 수용해 주어야 합니다. 

이때 수용해 준다는 말은 어떤 행동이든 다 허용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자녀가 하는 말만 받아준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나는 눈에 쌍꺼풀이 없어서 너무 못생겼어. 수술 시켜줘”라고 얘기하면 부모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아니야, 왜 그렇게 생각해. 네 눈이 얼마나 예쁜데, 수술은 무슨 수술”이라고 얘기하면 자녀는 자기의 감정을 수용 받지 못해서 감정이 상하게 되지요. 그럴 땐 먼저 “아 너는 네 눈에 쌍꺼풀이 없어서 못생겼다고 느끼는구나. 그리고 수술하고 싶구나”라고 자녀의 말을 그대로 따라해 줍니다. 이렇게 한번 따라해 주고 나서 “그렇게 생각하면 속상하겠네”라고 자녀의 속상한 마음에 공감해 줍니다. 이렇게 먼저 자녀의 말을 따라 해주고, 공감해 준 후에 “하지만 엄마는 네 눈이 이뻐”라고 얘기해 주세요. 그리고 “엄마 눈에는 너무 이쁜 우리 딸이 스스로 못생겼다고 말하니까 엄마는 놀랐어”라고 엄마의 감정을 얘기해 주세요.

감정을 교류하는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읽고,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녀에게 따뜻한 표정과 음성으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먼저 수용해 주면 비로소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이 생깁니다. 그때 부모는 따뜻한 태도와 일관된 원칙으로 얘기를 하면 소통이 잘 됩니다. 

부모는 자녀가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기능적인 역할과 함께, 자녀의 감정을 수용하고 담아주는 정서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더구나 코로나 시대에 우리 자녀들은 예전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하던 정서적 교류의 통로가 없어지고, 스마트폰이나 게임에만 몰두하면서 정서적 교감의 통로가 별로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와의 감정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허그맘 전문가 say
부모의 두 가지 역할은 자녀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과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녀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기능적 역할에 중점을 둔 양육 태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친구들과의 정서적 교류 통로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부모의 정서적 양육 태도는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자녀와의 따뜻한 대화가 오가는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Adviser_허그맘허그인 심리상담센터 박진수 심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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