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나 유튜브를 보여주지 않으면 울어요




얼마전에 뉴스에서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에 대한 갑논을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게임중독으로 인해 “뇌 기능 저하” 가 생기는 질병이라는 입장입니다. WHO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하면서 판단 기준을 제시했는데요, 첫째, 게임을 절제할 수 없고, 둘째, 게임에 우선순위를 두며, 셋째, 부정적 결과가 발생해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상황 3가지가 함께 일어나는 경우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게임에 중독되면 전두엽이 망가져 자제력과 감정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우리 아이는 아직 게임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 나중에 생각해 볼 문제일까요?

우리 아이는 대신 TV 를 보거나 내 핸드폰에서 동영상을 보여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고, 울고 보채는 행동이 나타나는데, 이런 행동은 괜찮은 건가요? 하루에 어느 정도 TV 를 보는 것이 적절한가요? 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TV 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다가 엄마가 그만보라고 할 때 아이가 분노폭발을 보이거나 시도 때도 없이 엄마에게 핸드폰을 달라고 하거나, 핸드폰을 주지 않으면 진정이 되지 않고, 그만보라고 하지 않으면 밤 늦게까지 핸드폰을 들고 있다면, 이는 게임 중독과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자기 조절능력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행동 양상을 보여주는 아이들은 자기 조절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자기조절 능력은 타고나는 걸까요? 아님 나이가 들면 저절로 생기는 걸까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자기 조절 능력은 양육자와 같이 훈련해서 길러지는 능력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에는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할지 모르겠지요. 그런데 엄마가 아이가 울면 달래주기도 하고 욕구를 충족시켜주기도 하면서 아이는 스스로 진정되고 안정이 되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를 ‘공동 조절’이라고 합니다. 즉 엄마와 같이 조절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점점 엄마의 역할이 줄어들고 나중에는 아이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을 조절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기조절 능력을 갖춘 아이들은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부모가 동영상을 그만 보도록 요구한다면 행동을 멈출 수가 있습니다. 칭얼대더라도 오래 가지 않구요. 

만일, 우리 아이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자기 조절 능력을 길러주어야겠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약속을 명확히 지킵니다. 아이가 5분만, 10분만 더 보겠다고 하더라도 약속한 시간에 그만보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가 리모컨을 쥐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허용하거나, 아이와 협상을 하면 안됩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아이들이 못받아들이는거 같다고 느끼시나요? 그럼, 약속 시간 10분, 5분 전에 경고를 주세요. 엄마와 약속한 시간이 10분 혹은 5분이 남았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알려주세요. 그리고 정확한 시간에 그만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분노폭발을 보이거나 자지러지는 행동을 보이면, 아직 TV 를 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내일은 보지 못한다고 알려주세요. 행동 조절을 할 수 있어야지만TV 를 볼 수 있다고 알려주면, tv를 보기 위해서라도 점점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게 됩니다. 내가 떼를 쓰면 엄마가 보여줄 거란 기대를 하지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 

하루에 적절한 TV  시청 시간은 정해진 게 없습니다. 연령에 따라서도 다르고,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겠지요. 스폰지 밥이 다른 만화 영화보다 자극 수준이 높아서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지요. 절대적인 시청 시간보다는 아동이 자기 조절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거지요. 

자기조절 능력은 한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간에 협력과 시간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늘부터 한걸음씩 도전해 보는 게 필요하겠지요.

 

Adviser_허그맘 허그인 심리상담센터 김호정 심리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