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저귀와 헤어질 준비를 해요
Q. 어린이집 상담을 다녀왔어요. 담임선생님께서 곧 날씨도 더워지니 배변훈련을 올해에 시작하면 될 것 같다며 기저귀 떼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막상 듣고 나니 부모인 저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당황스럽더라고요. 선생님은 아이가 하루에 언제쯤 소변을 보는지 먼저 체크하라고 알려주셨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기저귀를 떼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요?
새로운 과업을 시도해야하는 부모님 마음이 느껴지네요. 보통 발달시기로 보면 빠르면 18개월부터 두 돌이 되는 24개월은 배변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때입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고, 아이들의 기질이나 발달상황에 따라서 시작시기가 조금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이 시기쯤 되면 기저귀를 갈아입힐 때 아이들이 도망도 가고, 어깨를 잡고 요리조리 움직여서 몇 분 동안 부모의 진을 다 빼놓기도 해서, ‘아, 이 기저귀 언제까지 해야 하나.’ 싶다가도 ‘기저귀를 벗겨 놓으면 실수를 할 텐데.’ 그걸 치우는 것이 더 큰 스트레스가 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그 시기를 지나고서 생각해보면 ‘아, 그땐 왜 그렇게 조급했었나. 무엇을 그렇게 걱정했었나.’ 싶지만 부모로써 처음 해보고, 책이나 주변 이야기를 통해서 들은 내용처럼 진행되지 않을 때에는 ‘이게 맞나,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 더욱 불안해지는 것도 당연하지요.
그래서 먼저 아이의 배변훈련을 위한 ‘나의 마음’ 이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부모님들이 종종하시는 말 중에 “아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천천히 하려고 해요.”는 “부모인 제가 스트레스 받을 거 같아서 두려워요.” 라는 뜻으로 풀이되는 것도 그 때문이라 생각이 듭니다.
부모인 나의 마음 준비가 되었다면 그 다음으로는 아이가 대소변 훈련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합니다.
24개월쯤 되면 기저귀를 가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때 기저귀를 가는 시간 간격을 확인해보면 보통 2~3시간이 될 텐데요. 이건 아이의 방광에 소변이 모아진 후 배설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렇게 방광에 모아진 후에 소변을 볼 수 있다면 배변훈련이 가능한 시기라는 첫 번째 증거입니다.
두 번째로는 “쉬했어.” “엄마 응가.” “아빠 쉬가 나왔어.” 등 부모가 묻지 않았지만 대소변을 보았다고 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하고, 쉬나 똥을 누고서는 찝찝해하거나 기저귀를 벗으려고 한다면 배변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의 모습이 자주 관찰 된다면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변기와 팬티를 준비해 줍니다. 기저귀 가는 시간에 맞춰서 변기에 앉을 수 있도록 하여 직접 변기에 보는 경험을 차츰 늘려 가면 됩니다. 그냥 앉았다가 일어나는 것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대소변을 보는 때가 생기기 때문에 변기에 앉아서 대소변을 보는 그 행동에 익숙해지면 됩니다.
또 익숙했던 기저귀와 속옷의 느낌이 달라서 불편해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기저귀는 꽉 끼고 감싸주지만, 속옷은 기저귀 보다 헐렁해서 아이들도 처음에는 허전해하고 불편해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에는 번거롭지만 기저귀 위에다가 팬티를 입혀서 시각적으로 속옷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이런 과정과 함께, 준비해둔 변기에 친숙한 인형이나 동물들을 놓고 “끙, 응가하자, 응가야 안녕~ 잘 가.” “힘을 내자 힘을 내자! 응가야 나와라!”하고 응가놀이를 하거나 플레이 도우나, 색종이로 똥을 만들어서 넣고 버리는 놀이를 통해서 배변훈련을 즐겁게 노출시켜주세요. 배변훈련과 관련된 그림책을 준비해서 아이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럼 ‘나도 똑같이 해볼까?’ 하는 마음이 아이들도 자연스레 생기게 되겠지요.
무엇보다도 조급해하지 않는 부모님의 여유로운 마음과 실수해도 괜찮다고 아이를 지지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이번 여름에 기저귀 떼기에 성공하실 것입니다. 오늘도 응원합니다!
Adviser_허그맘허그인심리상담센터 이화정 심리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