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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점점 멀어지는 부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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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의 결혼생활은 4년이 넘었고 제가 아이를 어렵게 임신하여 이제 15개월이 된 아이가 있습니다. 임신을 하고 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저희를 닮은 아이가 생겼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나도 기뻤지만 그것도 잠깐이고, 계속 지치고 우울한 기분이 많이 듭니다. 한동안은 남편이 아이 목욕도 씻겨주고, 설거지도 해주고 집안일을 열심히 해 주었지만 요즘은 출산 전 꼼꼼히 하던 모습들은 사라지고, 굼뜨고 미련해 보이고 혼자서만 편해보여서 제가 짜증이 많이 납니다. 둘째를 갖자는 말만 들어도 갑자기 짜증이 나고, 제가 스킨쉽 하는 남편에게 짜증을 내자 그때부터 조금씩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보면서는 더욱 화가 나 한편으로는 계속 이러다가 우리 부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생각하면서 우울해 집니다.
 
출산과 양육으로 몸도 마음도 힘겨운데 남편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하시고 우울하실 것 같습니다. 아이를 출산하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 키워낸다는 것은 그리 쉽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 서로가 다른 입장
 ▷힘든 아내의 마음
아내는 남편에게 기대하는 바가 출산 전보다 더 커집니다. ‘젖 먹던 힘까지 쓴다’는 것처럼 모유 수유는 아이도 엄마도 많은 에너지를 쓰는 일입니다.
처음 백일 동안은 아이와 함께 아내는 몸을 추스르고 백일이 지나면서 아이의 신체는 눈에 띄게 발달합니다. 아이에게 이유식을 주고 씻기는 등의 물리적인 care, 애착을 형성하는 정서적인 care까지 너무나도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어 몸은 몹시도 지쳐있습니다.
출산으로 바뀐 호르몬의 변화로 성적인 욕구도 감퇴되고, 몸은 피곤하고, 아이를 돌보는 이 ‘엄마 역할’은 처음 하는 일이어서 마냥 어렵고 긴장되어 짜증이 많이 날 수 있습니다. 설령 아이가 둘째라 한다면 더더욱 큰아이 돌보랴, 살림하랴, 아기 키우랴, 정말 일이 두 배가 아닌 세 배처럼 크게 느껴져 버겁기만 합니다.
요즘은 육아에 관한 자료가 과거에 비해 너무나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육아를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한다는 것이 불안한 마음이 들어 더 짜증이 나고 우울해질 수도 있습니다.
 ▷실감나지 않는 아빠 역할
남편은 자신을 닮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세상을 모두 얻는 기쁨을 누리지만, 아이가 잘 먹지 않거나 밤에도 칭얼거리는 것이 적응이 되지 않아 아직은 나의 삶이라기보다는 옆집 일처럼 느껴져 거리감이 있고 짜증이 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내를 도와 ‘내 아이’를 위해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하루 종일 직장에서 눈치보고 긴장하며 일을 하고 왔음에도 쉬지 못하고 ‘아빠라는 역할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아 아내의 눈치만 계속 살피게 됩니다. 그나마 바깥에서 친구들을 만날 때 결혼 전처럼 친구들과 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지만 아내들은 이런 남편이 총각행세를 한다고 잔소리 하며 한심해하지만 그것은 총각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 아빠 역할’ 이랍니다.

◈생각과 경험의 차이 - ‘엄마 역할’, ‘아빠 역할’
 
‘엄마역할’, ‘아빠 역할’!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아내는 임신과 출산을 통해 몸 상태의 큰 변화로 그 역할을 받아들이게 되지만, 남편은 몸으로 체험이 되지 않고, 생각으로서 아빠가 되는 상상을 하여, 새로 태어난 아이를 보면서는 ‘신기하지만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느낌’으로 아이를 바라보기에 처음에는 ‘아빠 마음’으로 만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많은 아빠들이 아이가 5~6세 정도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아빠라는 실감이 났다고 말하기도 하고 둘째를 키우면서 이제 아이가 예쁘게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초보 엄마, 초보 아빠는 이렇게 미숙하여 힘들고 어렵지만 그 사이에 있는 첫째 아이도 많은 어려움 속에 자라게 됩니다.
 
우리도 우리의 부모님을 생각해 봅시다. 우리 부모님은 나를 낳았을 때 어떤 모습이셨을까요?
 
◈서로를 향한 이해
 ◇ 지친 아내
아내는 달라진 몸과 해결해야하는 많은 일들로 벅차 모든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임신기간 내내 생각했던 ‘좋은 엄마’ 역할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매일 몸도 마음도 지쳐가기에 산후 우울증을 경험하는 많은 아내들은 남편의 지지와 격려를 기대합니다.
일정 시간마다 젖이나 우유를 먹여야 하고, 아이가 자는 사이에는 젖병을 소독하거나 아이에게 먹일 이유식을 만들고, 아이가 깨면 돌봐주면서 잠시도 쉴 틈 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할 때는 식사하는 것도 잊은채 돌보기에 바쁜 경우도 많습니다.
“자기! 하루 종일 아이 데리고 힘들었지~”
“자기! 밥은 챙겨먹고 있는 거야? 대충 때우지 말고~”
아내들이 기대하는 것은 실상 남편의 지지입니다.
“나도 힘들어, 자기만 힘든게 아니구~”
그러나 많은 남편들은 아내가 힘들다고 말하면, 이렇게 볼멘소리를 합니다.
“그래, 당신 엄청 힘들지, 내가 뭘 좀 도와주려도 해도 잘 몰라서 그래, 미안해~”
아내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공감이며 지지입니다.
 ◇처량한 남편
남편은 밖에서 나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며 사회 안에서 한 몫을 하고 왔기에 집에서는 당연히 쉬고 싶은 마음이지만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며 자신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합니다. 아내의 요청에 따라 설거지도하고 집안일을 돕지만 아내는 만족스럽지 못해 계속 불평을 합니다. 그것은 남편이 예전보다 꼼꼼히 못하는 것이 아니라 출산 전보다 아내의 눈높이가 높아져 남편이 섬세하게 일처리 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오히려 맞는 말입니다.
남편은 답답한 감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이 높아 아내와 즐거운 부부관계를 원하게 되지만 몸과 마음이 지친 아내는 작은 스킨 쉽에도 자신의 힘듦을 알아주지 않고 남편이 욕구만 채우려 한다는 생각에 한없이 남편이 미워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남편도 아내가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게 되면 한없이 처량해 집니다.
무엇보다도 앞서는 것은 감정입니다. 감정이 상하면 대화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결혼생활 초기부터 이해만을 바라고 대화하기를 뒤로하면 점점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가고 누구든 자기 입장에서만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부부 갈등은 이렇게 자기중심에서 먼저 생각하고 ‘상대에 대한 이해’ 보다는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마음’에서 먼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화 하기’는 뒤로 한 채 참으면서 지속된 결혼생활은 부부의 갈등만을 증폭시킵니다.
 부부는 서로 사랑하기에 ‘가정’이라는 이름을 새로 만든 사람들입니다. 우리 가정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가족이라는 구성원이 서로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 ‘대화 하기’를 통해 서로를 위해 함께 맞춰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인에게 맞춘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욕구를 조금 내려놓으면 그것은 가능해 집니다.
서로의 감정이 상하기 전에 대화를 통해 상대를 “공감”하고 “지지” 한다면 문제가 바뀌지 않는다 해도 마음은 달라질 것입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맞추어갈 때 아내와 남편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하게 됩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Adviser_허그맘 허그인 심리상담센터 안양평촌센터 길혜성 심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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