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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한 해였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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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야 할 것들을 버리지 못하면 나를 버리게 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다.

코로나 3년째인 2022년도 벌써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쉬움과 고마움을 전하기 위한 송년회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 없지만 그런데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거둬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누가 더 잘 살았고 못 살았는지 구분할 필요는 없다

2022년에도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인생의 쓴맛을 보기도 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상실감에 아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새로운 인연을 만나 설렘과 기대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누가 더 잘 살았고, 누가 더 못 살았는지를 구분할 필요는 없다. 다만 내가 경험한 사건과 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 1년 365일에 어떤 의미를 둘 것인가? 그것이 관건이며,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얼마나 잘 보살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 출처: Pixabay
한동안 미니멀라이프가 유행했다. 삶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잡다한 것들을 정리함으로써 삶의 모든 것들을 단순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시간, 물건, 빚, 집, 관계를 포함한 모든 생활 방식을 단순화해서 그 여유 공간에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더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과정이 미니멀라이프의 진정한 의미이다.

이렇게 정리하다 보면 좁게만 느껴졌던 공간이 넓어지고, 그 공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의미 없이 복잡했던 관계가 심플해지면서 나에게 소중한 사람과 내가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이 분명히 구분된다.

단순히 버리기만 하는 것, 줄이기만 하는 것, 연락을 끊어버리는 것은 순간의 가벼움은 느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만족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의미 없이 놓아버린 것들은 나에게 상실감과 허전함을 가져오게 되고, 결국 내가 놓았다고 생각한 그것들을 다시 붙잡느라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니멀라이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마음이다.
주변을 정리하면서 더욱 가치 있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은 많지만 정작 ‘내 안’을 정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뒤로 물러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무의식, 보이지 않는 기억, 보이지 않는 상처가 내 삶과 관계에 더 강력하게 관여하고 있음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물론 마음을 정리하는 건 어렵다.

보이지 않은데다 복잡하고,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적이나 먹고사는 것과 하등 관계없다고 대우받는 마음에 대해 배워 본 적이 없고, 가르쳐 준 사람도 없었다. 눈에 보이는 성과 측정할 수 있고 검증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한 사람을 평가하는데 유일한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좋은 직장, 멋진 외모, 훌륭한 부모님, 넉넉한 경제력으로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사람들을 넘어뜨리는 것, 결국 마음이다.


▲ 출처: Pixabay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살아간다는 말처럼 많은 것들은 기억 속에 묻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대수롭지 않게 취급되지만, 생선 덮은 보자기에서 비린내가 나는 것처럼 해결되지 못한 마음의 문제들은 생활에서 비슷하거나 때로는 비슷하지 않은 단서들을 만날 때마다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 되어 나를 늪으로 밀어 넣는다.

그렇다면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되지 못한 감정을 통장의 잔고보다 많이 갖지 않기 위한 방법은 또 무엇일까?

지금의 나는 내 인생의 대표주자다. 운동경기에는 그 종목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출전시킨다. 그런데 ‘나’는 문제가 생기고, 어려움이 닥칠 때 경험과 지식과 힘이 센 지금의 내가 아닌 예전의 나를 소환해서 그 아이를 대표주자로 내보낸다.

나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기 바란다

엄한 아버지 앞에서 고개조차 제대로 들지 못했던 어린 내가 어른이 된 지금은 상사의 부당한 요구 앞에서 말 한마디 못 하고, 착한 아이라는 칭찬 안에 갇혀서 거절 한 번 못 해본 그 아이는 남자친구의 억지 앞에서도 여전히 착한 아이로 미소만 보인다.

그 방법은 그때 그 아이가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것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때 입었던 옷이 아무리 따듯하고 좋아도 어른이 된 지금의 나에게는 맞지 않는다. 지금 내가 경험하는 문제에서 지금의 내가 아닌 과거의 내가 대표주자가 된다는 것은 이미 촌스럽고, 낡았고, 작아진 그 옷을 여전히 입어보겠다고 우기고 있다.

사회적, 가정적,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체한 것 같은 답답함으로 상담에 오는 경우가 많다.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봐도 딱히 이렇다 할 해결책이 없고, 심지어는 ‘그깟 일로 고민하는 게 이상하다’는 핀잔까지 듣는다.

욕먹을까 봐 거절당할까 봐 미움받을까 봐 나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 채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면서 살고 있으면서 내가 아닌 타인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 출처: Pixabay
2022년 임인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더는 미뤄서도 안 되고, 미룰 수도 없는 주제, 바로 ‘나’여야 할 것이다.

온전한 내 편 들어주기, 내 목소리 내기, 내 삶의 대표주자로 그동안 어리고, 힘없고, 알지 못하고, 두려워서 위로받지 못하고, 격려받지 못한 그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지금의 문제 앞에서 대표주자라고 튀어나오지 못하게 충분히 위로하고 사랑해주면서 진정한 '미니멀라이프!' 나를 버리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기 바란다.

출처 : 여수넷통뉴스(http://www.neton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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