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 허그맘허그인

전체메뉴

전문가 칼럼

전문가 칼럼

청소년 사망원인 1위 _ 자살/자해

  조회:2552


상담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상담을 받는 내담자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 이는 상담사 윤리규정으로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예외 상황이 있다.

첫째 내담자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둘째 타인의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셋째 사회적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넷째 치명적인 질병으로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는 동의 없이 경찰이나 보호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지도 않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청소년 자해가 급증하면서 자신의 얘기를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절대 하지 말아 달라는 청소년이 많아졌다.

문제는 흔히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정서적으로 문제가 심각하거나, 사회적으로 환영받지 못할 어떤 행동을 해서 자살·자해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너무나 멀쩡해서 자해흔적으로 가득한 팔뚝을 눈 앞에서 보면서도 ‘네가 왜?’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마디로 기성세대의 상식을 깨고, 누구나 자해를 하고 가끔은 자해가 아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자해를 할까?


▲ 작은 갈등에도 어찌할 바 모르는 아이
어떤 문제에 부딪치면 아이들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지식은 익혀도 경험을 통한 지혜를 쌓을 기회가 없는게 지금의 아이들이다. 그러다보니 책으로도, 글로도 접하지 못한 현실적 문제 앞에서 어찌할 바 모를 수밖에.

흔한 예로 사회성은 떨어지지만 힘이 센 아이들이 상대를 괴롭히며 친밀감을 드러내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힘이 약한 아이들은 부당한 행위 앞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좌절하다가 결국엔 스스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여기면서 자해 한다. 야단을 맞거나, 친구관계가 어려워지거나, 성적이 떨어지거나, 외모에 대한 작은 불만으로도 아이들은 거침없이 자해를 시도한다.

자해 방법은 다양하다. 팔목에 상처를 내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눈썹을 포함해서 온 몸의 털을 뽑거나, 신체 여기저기에 일부러 상처를 내거나,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약을 과다 복용하거나, 유해한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미디어가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아이들이 자해와 자살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쉬워졌다. 그러나 이들은 정보를 구분하고 걸러낼 능력(미디어리터러시)이 없다. 자해가 하나의 멋이고, 훈장인양 떠들어대는 아이들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자해하는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영웅담처럼 올리고 다른 아이들을 자극한다.

세상에는 죽을 일도, 죽을 짓도 없다


▲자해하는 아이들을 상담하려면 가족력, 과거이력 등도 고려해야
자해만으로도 아픈데, 부모의 반응 앞에서 아이들은 또다시 좌절한다. 하지만 자해를 했다는 건 일단 자살까지 가지 않았고 살아있다는 증거이므로 부모는 벌써부터 큰 일이 벌어진 것처럼 행동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아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아이가 힘들었던 그 순간에 힘이 되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데, 우리네 엄마아빠는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관심이 없다. 그 순간에도 아이들의 안위보다는 체면과 명분이 더 중요해서 “부모 얼굴에 먹칠 한 배은망덕한 자식”으로 아이들을 매도해 버리기 일쑤다.

너만 없어지면 돼!

한 가정에서 가족회의를 했는데, 주제는 공부를 못하는 고2 아들이었다.

가족이 다 모이자마자 아빠가 아들에게 “이 집에서 너 하나만 잘하면 큰소리 날 일이 없는데, 니가 제일 문제다”라고 말하는 순간, 아들은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부모에게 실망을 주는 아들, 가족에게 문제만 되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힌다.

성적이 잘 나오건, 못 나오건 공부를 하는 건 힘든 일이다. 힘들게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마음같이 나오지 않았을 때 누구보다 힘든 건 본인이다. 그 마음을 알아주고 어루만져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사례에 나온 부모는 그러지 못했다. 더 강한 말과 더 매서운 비난으로 아이를 자극해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해와 자살은 물론 다르다. 죽기를 바라는건 아니지만 죽을 만큼 힘들다는 의미로 자신을 해하는 행위를 비자살적 자해라고 표현하고, 죽을 의도가 확실한 행위에 대해서만 자살시도라고 표현을 한다. 하지만 죽을 의도가 없는 자해라도 방법이 치명적이거나 반복되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성공지상주의 세상에서 성공하면 안 되는 것 하나! 그게 바로 ‘자살’이다. 그래서 자해나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상담을 할 때 현재의 상태뿐만 아니라, 가족력, 과거이력, 자살생각, 계획의 치밀성과 도구의 치명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꼭 부모가슴에 그렇게 대못을 박아야 했나?’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세상에 죽을 일도 없지만, 죽지 못할 일도 없다. 아직 이성적인 판단력이 완성되지 않은 아이들은 감정이 앞서서 충동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청소년 자해와 자살이 다른 연령보다 위험하다.

어릴 때부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충분히 고민하고, 다양한 대안을 찾아 적용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해보고 실수를 만회하도록 기다려주는 부모였더라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사느냐, 죽느냐’의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하고 시도하는 아이들은 없다.

청소년 자살은 충동적이다


▲ 어떠한 기미도 보이지 않는 청소년 자살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청소년들은 자해·자살에 있어 사전에 어떤 계획이나 사인이 없다는 점이다.

사전에 계획을 하고, 소중한 물건을 타인에게 주고, 죽음에 관한 말들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청소년들은 사전에 계획하지 않고, 굉장히 충동적인 경우가 많다. 거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자살하거나, 유명인이 자살했을 때 ‘베르테르효과’로 인해 따라하는 경우까지 있다.

‘저런 사람도 죽는데, 나 같은게 살아서 뭐해!’

‘내가 좋아하는 오빠(또는 언니)가 없는 세상은 더 이상 살 의미가 없어!’

그래서 비슷한 방법, 비슷한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이 자살을 시도하고, 실제로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아이들이 자해를 하면 부모들의 반응은 첫번째로 “부모가 해 달라는거 다 해주는데 뭐가 힘들다고...”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부모입장에서 보면 좋은 옷, 좋은 음식, 필요하다고 말하는건 뭐든 다 해줬는데 뭐가 그리 힘들까 생각되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어떨까?

해달라는건 다 해주지만 정작 결과 위주로 평가하고, 주변사람과 비교하고, 자식의 문제를 부모의 문제로 삼으며 싸워대는 모습을 본다면 과연 ‘싫다’, ‘좋다’, ‘힘들다’는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었을까?

아이들을 자해로 내모는 부모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

- 지지와 격려는 없고 비난과 평가만 있다.

- 과정에 대한 격려는 없고 결과에 대한 평가만 있다.

- 신뢰는 없고 통제와 압박만 있다.

-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모든 것을 다 결정해주려고 한다.

-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 부모 자신이 자존감이 낮아서 타인의 평가에 민감하다.

- 자녀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 한다.


▲ 아이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어
보통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일으키는 유발요인, 유지요인, 문제로 터트리게 만드는 촉발요인이 있다. 열이 난다고 모두 감기가 아니듯 아이가 자해를 했다고 그것이 모두 아이들의 문제는 아님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자해를 했을 경우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긴급 상황시 도움을 받을수 있는 안전망 확보, 문제 발생 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며, 아이들은 그 자체로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음을 평소에 알려주는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무리 이쁘게 보려고 해도 내 아이가 이뻐보이지 않고, 이쁜 구석이 없어서 말을 할때마다 비난과 무시, 평가, 비교하게 된다면 우선 부모의 정서적 취약성부터 점검해 보길 바란다.

생명은 어떤 가치보다 귀하고, 소중하다.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부족한지 알려주는 설명보다 귀한 사람임을 알려주는 온전한 부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 여수넷통뉴스(http://www.netongs.com)

빠른 비용 문의

부부학교
가까운 센터로 문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