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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자기 발달과 충분히 좋은 어른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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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맘허그인 경기광주센터 이지홍 원장


우리는 인생의 많은 시점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떤 큰 결정의 순간 앞에서, 혹은 삶의 위기의 순간에 이러한 질문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이러한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 참 자기(true self)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삶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위니컷(D. W. Winnicott)이라는 심리학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자기 개념이 어떻게 발달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아기는 아직 자기(self) 개념을 갖지 못한다고 합니다. 아기는 다만 자신의 생리적 욕구와 그에 대한 쾌(만족)와 불쾌(불만족)만을 분별할 수 있지요. 그런데 아기를 대하는 어머니의 태도는 조금 다릅니다. 마치 아기의 자기(self)가 이미 있는 것처럼, 아기에 대한 욕구와 기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기 예쁜 눈을 가졌네.”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니, 커서 훌륭한 운동선수가 되겠어.”, “머리도 영특하고, 너무 사랑스러워.” 등 어머니의 기대와 욕구가 투사된 말들은 하얀 도화지 같은 아기에게 초기 자기(self) 개념을 심어줍니다. 위니컷은, “세상에 아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엄마와 아기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로, 건강한 자기의 발달에서 엄마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충분히 좋은 엄마 (good-enough mother)


갓 태어난 아기는 엄마의 전적인 돌봄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채워나갑니다. 아기는 자신이 요구하는 모든 욕구가 실현되는 것을 통해 ‘자기애적 전능감’, 자신의 존재 가치를 충분히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는 아기의 모`든 욕구를 완전히 만족시켜줄 수 없게 되죠. 아기는 힘들겠지만 이런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엄마에 대한 의존을 줄여나가고, 동시에 ‘자기애적 전능 환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위니컷은 아기의 생애 초기에 완벽한 욕구 충족을 제공하고, 이후 조금씩 엄마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감으로써 ‘자기애적 전능 환상’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충분히 좋은 엄마(good-enough mother)’의 역할로 보았습니다.

 

찌르는 엄마 (impinging mother)


한편 찌르는 엄마(impinging mother)는 심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엄마로서, 아기에게 진정한 관심과 사랑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욕구가 무시되는 경험을 지속하게 되면, 아기는 자기를 무가치한 존재라고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자기 상실감은 참자기(true self)의 발달을 방해하고, 오히려 타인의 욕구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거짓 자기(false self)를 발달시키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는 사회적인 요구에 너무 쉽게 순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이들을 ‘착한 사람들’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착한 사람’이라는 가면 뒤에는 그 사람의 약한 자기감이 존재합니다. 착한 아내, 착한 남편, 착한 아들 · 딸, 착한 친구 · 동료이지만, 정작 이들의 내면은 채울 수 없는 공허함으로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심리적 위기가 찾아옵니다.
 
위니컷을 비롯한 많은 심리학자들은 생애 초기 아기와 엄마의 건강한 상호작용이 아기가 건강한 자기 구조를 갖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가족 구조의 변화와 함께 아이들의 양육 환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에는 아이의 양육이 거의 전적으로 엄마의 몫이었다면 현대 사회는 조부모, 편부모, 어린이집 · 유치원에서의 양육, 위탁 돌봄 등 ‘대체 엄마 群’의 협력에 의해 한 아이가 양육됩니다. 때문에 위니컷이 말한 ‘엄마’의 개념을 주 양육자, 혹은 주 양육자 群으로 확대해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이제 아이의 건강한 자기 발달을 위해 ‘충분히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합니다. ‘충분히 좋은 엄마’, ‘충분히 좋은 할머니’, ‘충분히 좋은 아빠’, ‘충분히 좋은 선생님’, ‘충분히 좋은 어른’이 되어 줌으로써 우리의 아이들이 보다 건강한 인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충분히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실천 포인트
 
아이의 모습에 대한 긍정적으로 반영해주자.
 
아이의 긍정적 자기 개념은 ‘충분히 좋은 어른들의’ 긍정적 반영에서 비롯됩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옳고 그름, 좋고 나쁨으로 평가하는 대신, ‘너는 ~를 좋아하는구나’ , ‘너는 ~ 할 때 행복한 마음이 드는구나.’, ‘너는 ~ 하면 속상한 마음이 드는구나’ 등 있는 그대로의 개성으로 반영해주면, 아이는 풍성한 긍정적 자기 개념을 형성하게 됩니다.
 
 
아이의 실수와 잘못을 배움의 과정으로 수용하자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우리 모두는 실수와 잘못을 하고 살아갑니다. 간혹 아이가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 재발을 막기 위해 수치심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이의 건강한 자기 개념 발달을 저해합니다. 우리가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점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우리는 노력을 통해 그 실수를 극복하고 만회할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아이가 실수와 잘못을 배움의 과정으로 이해함으로써 마음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촉진해야 합니다.
 
모든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을 제한하기
 
이 세상에 나쁜 감정은 없습니다. 흔히 슬픔, 미움, 분노 등 부정적 감정이라고 부르는 감정들도 사람들이 이 세상을 적응하는 살아가는데 필요합니다.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충분히 좋은 어른은 아이의 부정적 감정까지도 수용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아이가 부정적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부적응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히 제한해야 합니다. 모든 감정은 충분히 수용해주되 행동에 대해서는 올바른 지침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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