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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불안하고 두려워서 그랬던 우리 아이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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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발달 

알고 보니 불안하고 두려워서 그랬던 우리 아이의 행동

Q1. 우리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해요. 동네 어른들의 칭찬에도 제 뒤에 숨어 인사도 안 해요.
Q2. 우리 아이는 반항적이에요. 새로운 건 뭐든 싫대요. “싫어!”, “안 해!”란 말을 달고살아요.
Q3. 우리 아이는 아직도 아기 같아요. 손가락을 내내 빨고, 요샌 손톱까지 물어뜯어요.
Q4. 우리 아이는 엄마 껌딱지에요. 또“엄마 죽지 마”, “엄마 아프지 마”란 말도 자주 해요.
Q5. 우리 아이는 규칙에 너무 집착해요. 자신이 정리해둔대로 장난감이 정렬되어 있지 않거나 옷에 뭐만 묻어도 짜증을 내면서 뒤집어 져요.
 
위에 언급된 아동들의 걱정스런 행동은 서로 양상은 다르지만, 그 기저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정서가 있습니다. 바로 불안입니다. 물론, 100% 모두 불안으로 설명할 수 없겠지만, 상기 행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의 심리검사 결과를 보면, 그 무엇보다 불안한 마음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불어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러한 행동이 나타나거나 혹은 심해진다는 점에서 기저의 불안한 마음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죠. 부모들은 보통 아이들이 겁에 질리거나 위축되는 것만을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론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이 개인의 기질, 경험 및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른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그럼 이제 불안한 마음을 바탕으로 다섯 명 아이들을 다시 살펴볼까요?
 
A1. 첫 번째 경우는 아마도 새로운 사람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건네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겁이 나고 불편한 아동 같습니다. 부모님은 사회적 상황에서 쑥스러움이 많아 쉽게 위축되며, 아마 새로운 변화나 도전에도 주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A2. 두 번째 경우는 새로운 도전이 막연히 두렵거나 혹은 잘해낼 자신이 없을 때, 본능적으로 불안, 긴장을 느껴서 거부적으로(때에 따라 관심 없는 척, 센 척) 반응하는 아이일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괜히 자신 없고 두려울 때 괜히 큰소리를 치기도 하잖아요.

A3. 세 번째 경우와 같이, 막연하게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 때 스스로 통제할 방법을 몰라 손가락을 물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경우도 흔합니다. 사실 손가락을 빠는 행동은 자극을 탐색하고, 욕구를 충족하며, 소근육을 발달시키는 단계에서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전에 사라졌던 손가락 빨기가 다시 나타나거나 혹은 이 행동에 지나치게 몰두한다면, 최근 (분리)불안이나 긴장을 유발하는 스트레스가 있었는지 점검해보세요. 어쩌면 손가락 빨기가 현재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이자, 스스로 불안을 위로하는 아이 나름의 대처일 수 있습니다.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고요.

A4. 네 번째는 짐작하시듯 분리불안입니다. 분리불안은 애착문제에서 비롯되어, 부모와의 분리를 이별, 죽음과 같은 위협적인 일로 생각해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A5. 불안 수준이 높은 아이들에게는 정리가 흐트러지거나 옷에 더러운 것이 묻는다는 것이 예상치 못한 일종의 위협일 수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규칙이나 방식에 따라 정리를 하는 것,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등을 통해 통제감, 안정감을 찾기도 합니다.
 
불안은 인간이 가장 처음 느끼는 본능적인 감정이며, 누구나 경험합니다. 불안을 느끼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불안을 느끼지 못한다면 위험한 행동으로 곤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뜨거운 주전자, 빠르게 달려오는 자동차, 높은 미끄럼틀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너무 끔찍하죠? 이처럼 불안은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일종의 알람이며, 자동차의 에어백처럼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람의 마음속에 설치된 보호 장치입니다. 하지만 염려하시는 대로 연령에 맞지 않게 과도하거나 적응을 저해하는 불안은 적절한 개입이 필요합니다. 작은 불안과 걱정을 방치하면 큰 소용돌이가 되어 아이의 일상을 완전히 방해할 수 있거든요.
 
먼저, 불안을 느끼는 아이의 입장이 되어 그 마음을 공감해주세요.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것입니다. 당연한 거라 생각들 하시지만, 많은 부모들은 어른의 눈으로 보고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계단 내려오기’, ‘그네 타기’와 같은 일은 어른들에겐 너무 사소한 일이지만, 발달이 미숙하고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겐 충분히 무섭고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도 누군가에게 힘들고 속상한 마음을 공감 받으면 마음이 가벼워지듯이, 아이들도 공감을 받는 과정에서 불안감이 자연스레 줄어듭니다. 그리고 이때 엄마의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해주거나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기분을 느낀다는 사실을 귀띔해주세요. 그럼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누구나 느끼는 당연한 마음이란 사실에 안심하게 될 뿐 아니라, 나를 이해하고 보호해주는 엄마 아빠가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든든해할 겁니다. 한편 부모님들은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어떤 부분이 무섭고 힘든지 금세 알게 되어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말로 표현해 주세요.
정서발달의 기본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아는 겁니다. 막연히 어두컴컴한 장소를 보고 울고 있는 아이에게 “우리 귀요미가 어두워서 무섭고 떨리는 구나” 라는 식으로 아이가 느끼는 마음을 말로 읽어주세요. 아이도 엄마의 반응을 통해 이런 감정이 무엇인지 이름을 붙이게 되고(무섭고 떨리는 마음), 언제 느끼는지(깜깜한 방) 스스로 깨닫게 되며, 다음엔 먼저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게 됩니다.

나아가 신기하게도 말로 표현되는 것만으로도 불안한 마음의 크기가 줄어듭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이유 없이 울고 화를 내는 아이보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를 다독이기 쉽고, 심지어 키우기도 수월합니다. 또한 처음에는 불안한 마음을 시작으로, 화나는 마음, 행복한 마음, 속상한 마음 등 다양한 감정을 나누며, 정서발달도 도모하고 부모와 더 깊은 애정도 나누게 될 겁니다. 또한 부모님들이 친구들과의 수다로 속상한 마음을 풀 듯, 아이에게도 부모와의 수다 시간으로 긴장과 무서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세요.
 
불안에 점진적으로 노출하여, 스스로 괜찮다는 것을 체득하도록 하자.
불안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노출입니다. 예를 들어 낯선 사람이 두려운 아이가 있을 때, 가까운 가족 –> 친척들부터 –> 어린이집 선생님 –> 친구 부모님 –> 자주 가는 슈퍼 아주머니 –> 동네 이웃들 –> 대중교통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처럼, 아동이 불안을 느끼지 않는 대상부터 무서운 대상까지 점진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때 노출이 실패하게 되면 두려운 마음이 심화될 수 있으므로, 세심하고 계획적인 준비를 통해 아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가 두려워하는 상황이나 대상을 점차 반복해 노출하고, 성공의 경험이 누적되다 보면, 그 무엇보다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불안이 줄어들게 됩니다. 노출에 앞서, 부모님이 먼저 시범을 보이는 것, 즉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는 아이의 경우 엄마, 아빠가 먼저 이웃과 반갑게 인사하고 즐겁게 대화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처럼 간접적인 경험과 관찰(모델링)을 통해 두려움 마음을 조금이라도 떨칠 수 있게 되니까요. 이 때 많은 부모님들이 본인이 시범을 보인 뒤 아이들을 재촉하거나 괜찮다며 답답해하시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아이의 도전을 주저하게 만들 뿐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준비될 때까치 충분히 기다려주시는 미덕을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에게 불안한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 주세요. 크게 숨을 쉬어보는 것,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 좋아하는 만화의 생각나는 장면을 떠올려 보는 것도 가능하고, 적응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는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물건들을 지니게 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대처할 수 있는 무기는 무궁무진합니다. 아이와 함께 불안과 긴장에 맞설 수 있는 무기를 같이 생각해 보고,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생각보다 반짝이는 훌륭한 아이디어들이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있거든요.
 
종합해 보면, 아이들의 불안한 마음은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고, 부모님의 다양한 노력과 노출 경험을 통해 경감시킬 수 있습니다. 눈에 띄는 아이의 문제 행동에만 초점을 둔다면, 아이의 진짜 마음은 모른 채 무의미한 실랑이를 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기 쉽습니다. 먼저 우리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고, 이해해 주세요. 또한 불안을 줄이는 과정에서 부모님께서 아이의 행동이 답답하고 속상해 나무라게 되면, 아이의 불안, 속상함이 극에 치닫게 되므로 반드시 피해주세요. 만약 상기 노력으로도 아이의 불안을 다루기가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아이의 기질을 비롯한 전반적인 영역에 대한 평가와 치료를 받아보시길 권고드립니다.

Adviser_심리상담센터 허그맘 허그인 마포센터 오유경  심리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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